
인사말
(사)한국민화센터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민화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일상과 꿈을 화폭에 담아온 민중예술입니다.
궁중회화나 사대부 회화가 정제된 격조와 규범의 미를 지향했다면, 민화는 보다 자유로운 형식과 상상력 속에서 민중의 소망과 정서를 담아내며 독창적인 미술의 한 장르로 발전해왔습니다.
두 전통은 각기 다른 미감과 사회적 기반 위에서 형성되었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조선 회화의 지평을 넓혀온 중요한 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민화는 제도권 미술 교육과 미술사 서술의 주변부에 머물렀습니다, 민중의 그림이라는 이유로 ‘비주류’로 여겨지며, 그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는 온전히 조명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국민화센터는 지난 14년간 민화의 정통성과 문화사적 의미를 밝히고, 다양한 연구, 전시, 교육 등의 국제 포럼을 통해 민화가 한국 회화사의 정당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이제는 민화가 주변부의 그림이 아닙니다. 오늘날에는 국내 주요 대학들에서 민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규 학과가 개설되고, 학문적 체계 속에서 민화의 조형성과 문화적 맥락이 분석, 교육되고 있습니다. 이는 민화가 단순한 복원의 대상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향해 살아 있는 예술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민화 발전의 두 축인 창작 민화와 전통 모사의 균형 있는 성장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민화 창작은 현대의 감각과 정신을 담아 전통의 형식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며, 모사는 원형의 아름다움을 정확히 되살려 전통의 깊이를 계승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의 가치입니다.
이 두 영역이 조화를 이룰 때, 민화는 과거의 유산을 넘어 동시대의 예술로 자리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산업적 가치와 교육적 확산, 국제 문화 교류의 기반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민화의 미적, 철학적, 문화적 가치를 온전히 조명하고, 그 미래의 가능성을 실현할 시기입니다. 한국민화센터는 그 중심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를 여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 한국민화센터 이사장 박금희